천지가 어둑하고

무겁게 나리는

주먹비 속을 내달려

여기로 왔다.

나갈때와 다름없이

나를 반기며 문은 열려있다.

달려온 길을 회상한다.

거침없이 때리는 주먹비

하늘은 먹을 감고 갈아 시커멓다.

달리는 길은 먹물을 튀기며 달려든다.

이길을 달리는 무수한 전사들은

용감하게 자기의 갈 방향을 잡고

한치의 망설임없이 질주한다.

나는 이길을 내달려 여기로 돌아왔다.

나를 반기는 가족과 오래된 노트북

그리고 커피한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