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환경 중시’국내외 기업들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지구 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면서‘녹색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환경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경영이‘블루오션’으로 대두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의 친환경 실태를 살펴본다.
김현진 삼성경제연구소 박사는 “환경에 대한 투자는 그 실효성이 나타나 기업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때문에 이윤추구가 목적인 기업들이 환경경영에 소극적인 측면이 있지만 이제 환경 그 자체가 기업의 생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단순한 구호에서 벗어나 최고경영자(CEO)부터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요한 축이 환경이라는 것을 알고 이를 회사의 경영에 적극 반영해야한다는 지적이다.

◆LG화학 - 전과정 환경영향 평가 및 개선활동
LG화학은 10여 년 전부터 환경경영을 시작한 선구자적 기업이다. 우선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LG화학은 방지시설의 설비별 점검목록에 따라 주기적으로 점검해 최적 상태로 가동하고 특히 주요 배출구에 굴뚝자동측정기를 설치해 배출농도를 환경관리공단에 전송하고 있다. 무공해 친환경 제품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1997년부터 LCA(Life Cycle Assessment)를 도입해 제품 전과정의 잠재적 환경영향 평가와 제품의 환경성 개선활동을 펼치고 있다. 에너지 절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2005년에 전체 에너지 비용의 약 8%인 200억원을 절감하는 등 2001년부터 총 750억 원을 절약했고, 앞으로 7년간 총 1000억원 이상의 에너지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기후변화협약에도 대비하고 있다. CO₂저발생 생산체제 구축, 배출권 거래 연구, 에너지 저소비제품 개발 등 3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 친환경 차량 개발에 주력
1995년에 저공해 차량인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하는 등 1990년대 초부터 친환경 차량 개발에 전력을 쏟아왔다. ▲환경친화 제품의 개발 시스템 구축을 통한 규제 대응능력 및 환경차량 개발 능력 향상 ▲오염물질 배출 저감 등 청정생산체제 정착 ▲환경친화적인 마케팅·판매·서비스 체제 구축 등의 전략을 수립했다. 기후변화협약에도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단계적으로 대처해나가고 있다. 친환경차량 개발뿐 아니라 리사이클에도 깊은 관심을 쏟고 있다. 폐차의 부품 재사용·재활용이 쉬운 제품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

◆애경산업 - 분말세제 생산 청정기술공정 개발
애경산업은 40년 역사의 국내 최장수 주방세제인‘트리오’로 유명하다. 즉, 세제가 주력 생산품이다. 과거엔 생활 환경오염의 주범(?)이던 세제를 만드는 애경산업이 오히려 지난 3월 환경부로부터 ‘환경친화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새로 개발한 공정은 원료를 믹서로 혼합해 분말세제의 기초가 되는 기본분말세제를 만든 뒤, 기능성원료를 첨가한다. 이렇게 제조하면 분말이 날리지 않아 분진이 훨씬 줄어든다. 또 기존 공정에서 사용하던 경유 대신 전기를 이용해 생산하고, 전기도 기존 사용량보다 훨씬 적은 양을 사용하는 청정기술이다. 즉, 화석연료사용을 감소시켜 지구온난화 등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슬러리 상태로 제조하지 않아 수분함유량이 적으니 세제의 부피도 줄었다. 따라서 운송, 유통, 사용, 폐기되는 과정에서 운송비·포장재 등을 줄였다.

◆듀폰 - 미래세대 위한 녹지 공간화
1802년 창업 당시 모토로 삼았던 환경, 안전, 인간존중, 윤리 등은 지금도 모든 임직원들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4가지로 생각하고 있다. 듀폰이 환경경영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꾸준히 추진해 온 다양한 환경관련 프로그램 덕분이다. 이 가운데 ‘토지유산 프로그램’ 은 가장 주목받는 환경 프로그램이다.“미래세대를 위한 녹지 공간 확보”라는 취지로 진행하고 있는 ‘토지유산 프로그램’은 듀폰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 가운데 운용을 중지한 곳이나, 사업장 인근의 토지를 사회에 기부해 자연보호 지역으로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은 제품에 대한 친환경적 관심 못지 않게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최고 경영진의 판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듀폰측 설명이다.

◆유한킴벌리 - 외부 환경 감사제도 도입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광고카피만큼이나 환경관련 사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최고 경영자인 문국현 사장이 가장 강조하는 경영철학도 ‘환경경영’에서 나올 정도다. 이 회사 대외커뮤니케이션팀 손승우 팀장은 “1996년 환경경영방침을 공식 천명한 이래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측면에서 환경경영을 구현하고 있으며 전직원이 환경경영을 가장 중요한 기업방침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유한킴벌리의 환경경영방침은 제품의‘전 과정 관리’에서도 잘 나타난다. 제품설계에서부터 원료구입(자원조달) 뿐만 아니라 제조, 운송, 판매, 여기에다 재활용되고 나중에 폐기될 때까지 전과정에 관심을 기울인다. 품질뿐만 아니라 디자인분야에서도 환경친화적 컨셉트를 강조할 정도다. 기저귀 등 신제품을 처음 설계할 때부터 높은 품질 못지 않게 환경을 고려한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교육훈련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입사원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중국지역 산업시찰에서도 회사방침의 일환으로 나무심기를 빼놓지 않고 진행한다. 또‘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도입해 제품은 물론 포장지의 폐기물에 대한 재활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부는 물론 외부 환경 감사제도를 도입해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다.

국내 기업들이 녹색경영을 새로운 화두로 삼고 친환경적인 기술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 매출의 절대치를 얻는 삼성 LG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환경을 기업의 이미지 제고 차원의 아이템으로 보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환경경영은 더이상 머나먼 미래의 이슈가 아니다.

CEO Magag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