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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2002년11월24일 장생도라지 이영춘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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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지기 |
날짜 |
2007.09.27 |
조회수 |
18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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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도라지 부자 ‘잘키운 도라지 인삼 안부럽다’
지난 1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02 서울국제식품전시회장. 전
세계에서 몰려든 해외 바이어들이 세련된 포장지에 싸인 ‘미스터 도라&미
스 라지’라는 도라지 캔디에 주목했다. 이들의 질문은 “무엇으로 만들었
나” “어떤 기능을 갖고 있나” “하루 생산량은 얼마나 되나” 등등. 한국의 건
강용 뿌리식물로는 ‘인삼’만 알고 있던 외국인들은 ‘도라지’라는 또 다른 뿌
리식물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미스터 도라&미스 라지’ 캔디를 맛보고는 엄
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만족해 했다.
도라지약제 생산기업 장생도라지(주)가 최근 ‘일반 소비자용 제품개발을 통
한 세계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1954년 도라지 재배를 시작한 이후 16년
만에 ‘오래살이 도라지’ 재배법 개발에 성공, 이 땅에 21년생 도라지 시대
를 연 아버지 이성호(李聖鎬·73·)씨의 뒤를 이어 98년부터 장생도라지를 맡
아온 아들 이영춘(李英春·45) 사장. 평생에 걸친 아버지의 ‘도라지 사랑’을
지켜본 이사장은 95년 창업된 장생도라지가 3년도 안돼 경영난을 겪자 98
년 당시 삼성항공 생산과장 자리를 버리고 가업 잇기에 나섰다. 그는 취임
직후 생산표준화 작업을 시작하면서 생산과정을 효율화하는 데에 먼저 신
경을 썼다.
그 과제가 어느 정도 효과를 내자 지난해 ‘소비자 속으로’란 운동을 시작했
다. 장생도라지의 주력 품목을 ‘약제 중심’에서 ‘일반 소비자용 중심’으로 바
꾸는 것이었다. 이사장은 “약제 중심으로는 판매에 한계가 있는 데다 일반
인의 수요를 늘리지 않으면 외국인을 겨냥한 세계화는 불가능하다고 판단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략 변화는 곧 상품 다양화로 이어졌다. ‘파
우치’ ‘미용품’ ‘생식’ ‘한방차’ ‘캔디’ 등 일반인이 즐겨 먹으면서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쪽에 힘을 몰았다. 참존화장품과 기술제휴, ‘보디샤워’ 용
품인 노아(露我)를 만들고 ‘이성호 생식’에 이어 장생도라지의 역작으로 꼽
히는 ‘미스터 도라&미스 라지’를 지난해 개발했다.
이사장은 젊은이들이 초콜릿을 주고받는 밸런타인데이를 도라지 캔디를 주
고받는, 국적 있는 ‘칠월칠석날’로 바꾸는 운동도 벌이고 있다. ‘미스터 도라
&미스 라지’ 캔디 12개가 들어있는 포장 21개를 한세트로 만들고 ‘252년
사랑을 그대에게’란 문구를 넣었다. 남성(견우)이 ‘미스터 도라’를 여성(직
녀)에게, 여성이 ‘미스 라지’를 남성에게 서로 사랑의 증표로 주자는 마케팅
전략이다. 이 아이디어 제품은 지난해 처음 나온 이후 지난 6월까지 30만달
러어치가 수출됐고 최근엔 일본, 대만기업과 60만달러어치의 수출계약을
맺기도 했다. 최근엔 설탕 대신 ‘이소말트’라는 값비싼 당제로 만든 ‘미스터
도라&미스 라지Ⅱ’를 개발했다. 두 제품이 히트하면서 지난주 일본에서 열
린 경상남도 수출상담회에서는 2백만달러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이사장
은 “현재 21년생 도라지의 공급이 달려 원가가 오르므로 내년부터는 판매
가격이 국내의 1.5~2배 정도 높은 해외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희를 넘기고도 250여 재배농가와 15만평의 재배지를 일일이 돌보
며 제대로 된 도라지 생산을 독려하는 아버지의 반세기 도라지 인생이 세
계 속에서 인정받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 배병문·사진 김문석기자 bm190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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