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도 이젠 변해야 산다.

벤처농업인 '농업포럼' 열띤토론

<김성회> 지난 주말 충청남도 금산군 제원면의 한 폐교에서는 60여명
의 벤처농업인이 벼랑끝에 몰린 한국농업의 활로를 찾기 위해 밤을 새
워가 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벤처 농업인을 양성하는 '벤처농업대학'의 포럼이 열린 날이다.

벤처농업포럼( www.vaf21.com)은 디지털 경제시대에 걸맞는 경영과
마케 팅 능력을 갖춘 농업 비즈니스맨을 양성하기 위해 지난 4월 제원
면의 옛 금강초등학교에 벤처농업대학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등록 회원만 500 여명이 넘는다.
서울에서 승용차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대전을 지나 대전~무주간 고
속 도로로 진입, 금산톨게이트에서 빠져나가 용화방면으로 10여분 달
리다 보면 벤처농업대학과 '농업인 명예의 전당'이라는 푯말이 나온다.

대학 은 전국의 농업인들이 모이기 쉽도록 이 곳에 위치했고, 금산군
청이 무 료로 임대.관리까지 해준다.

등교시간은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 오후 3시 30분이다.

수인사차 명함을 주고 받는 순간 상대가 농업인이라는 생각을 잊게 한
다.

"좋은 정보 있 으면 이메일로 전해 주세요"라면서 명함을 건네는 농업
인들의 사업장은 브랜드와 홈페이지를 갖춘 기업과 큰 차이가 없다.

이날 교육은 인터넷쇼핑몰과 상품화 전략, 리더십 과정으로 빠뜻하게
짜 여졌다.

첫번째 연사로 나선 서강호 삼성쇼핑몰 총괄 상무는 급변하는 인터넷
시 장을 소개하면서 벤처농업인들의 시장 이용방법을 소개했다.

이어 마케 팅컨설팅 전문업체인 Q&A마케팅센터의 나종호 대표는 "모
든 사람들이 위 기라고 생각할 때가 오히려 기회가 온다"면서 "고정 관
념을 버리면 사소 한 것에서도 아이디어를 찾아내 상품화하고 시장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용기를 불어넣는다.

리더십 연사로 나선 이언오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벤처농업인도 경
영 자로 변모해야 한다"면서 리더십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밤 늦게 열린 마 지막 강의에서는 농민을 대표해 나온 설재홍 관상조
류농장 사장은 벤처 정신이 부족한 동료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질타하
기도 했다.

바빠서 참석하지 못한 벤처인들을 위해 강의 내용은 모두 녹화해 벤처
농 업포럼 사이트에 올려진다고 한다.

숙소는 인근의 여관을 빌려 모두가 한 곳에서 묶었다.

숙소는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또 다른 토
론의 공간이라는 표 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이 곳에서 만난 농민들은 정보교환은 물론 공동으로 판로 개척에 나서
는 일도 드물지 않다.

일부는 인터넷 사이트를 함께 개설, 공동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이 날도 인삼초콜릿이라는 독특한 상품을 개발, 미국 수출길을 연 농
민 이 벤처농업교실 멤버가 만들어낸 이온 쌀과 민속주를 패키지로 묶
어 해 외시장을 두드리는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벤처농업 포럼에 대한 외부인들의 관심도 뜨겁다.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은 이 대학의 명예 학장을 맡고 있다.

이 날도 장 태평 재정경제부 국장과 안지영 전 역도선수 등이 이 곳을
찾았다.

부인과 함께 온 장 국장은 "벤처농업인들의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
이 좋아 매달 이곳을 찾고 싶다"면서 밤잠을 잊은채 벤처농업인들의
어려운 점을 들어주면서 토론했다.

특히 저녁식사 시간에는 벤처농업인은 한 가족임을 실감케한다.

청매실농원의 홍 쌍리 여사는 '대산 농촌문화상' 수상을 기념해 찰밥
을 준비해 왔고, 메뚜기 쌀을 생산하는 박건환 사장의 회갑연을 축하
하기 후배들이 케이크를 준비했다.

축하 시낭송과 노래가 울려 퍼질 때 농촌 의 훈훈한 정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게 했다.

포럼을 주관하고 있는 삼성경제연구소의 민승규 박사는 "낙후 산업으
로 여겨져온 농업은 사실 첨단유망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무한한 가
능성 이 있는 분야" 라며 "벤처화가 가능한 아이템을 적극 개발하고 사
업화하 려는 노력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포럼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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