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 요맘때가 되면 택배회사가 있는 주변은 교통이 마비가 된다

요 조그마한 섬이 가라앉지 않고 있길 다행이다 싶을마큼 이렇게 많은  차가 있었나 싶다.

  팔십먹은 할머니 칠십이 넘은 할머니들....

 손에 종이 하나씩 들고 혹여나 순서 밀리지 않을까 노심초사 줄를선다.

    작은 읍내를 떠들썩하게 만든 원인은 김장이다.

  몇일 전 칠십 넘으신 친척할아버지네 김장하는날

배추 한 포기 꺽으실 힘도 부족해 보이시는 할아버지 밭에

이백포기 넘는 배추가 가득이다.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김장을 어찌하냐 물었더니

    " 먹을 입은 많아 지는디 내 몸은 늙어 힘이 빠지니 큰 일이다" 넉두리 하신다

어리둥절한 날보며

   "자식들이 혼자 살다 시집장가를 가니 입을 하나 가져오더니 몇해지나 식구가 하나 둘 늘어나니

김치 먹을 입은 많아 지는디 나는 꼬구라져 김치 담기가 점점 힘들다 이말이다"

   노화도 어르신들은 많게는 오백포기에서 적게는 이백포기 김장을 하신다.

 당신 입에 들어가는건 고작 열포기 될까???

  봄 부터 종자 좋은 고추심고 알 굵은 마늘 고르고 여름 땡볕에 디포리 은빛으로 말리고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 검게 약오른 다시마 말려놓고 초가을 살오른 생새우 말끔히 다듬어

우물가 걸어논 화덕에 육수 잘 내서 삼일 밤낮 행여나 자식들 맛없다하면 어쩌나 맘 졸이며

김장을 하신다.

 조금 이라도 더 보내고푼 맘에 누르고 또 누르고...

택배기사에게 싫은소리 들으면서도 차에 실린 김치 박스를 보며 한시름 놓고

일주일을 병원을 오가며 부스러지 몸 다잡으신다.

   이런 모습이 정겹고 부모의 맘 이겠지만

    난  참 슬프다!!!